흐라데첵 - 바츨라프 하벨 초대 체코대통령 별세
19.12.2011 / 06:53 | Aktualizováno: 01.09.2023 / 14:39
2011년 12월 18일 체코의 초대대통령(1993-2003) 바츨라프 하벨이 75세의 나이로 자택인 흐라데첵에서 수면 중에 조용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극작가이자 사상가, 1989년 체코슬로바키아 공산정권을 붕괴시킨 벨벳혁명의 주역이면서 마지막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체코의 정치를 이끈 정치 지도자였던 하벨대통령은 무엇보다 인권을 옹호하고 자유를 위해 투쟁한 인물로서 기억될 것입니다. 대중 앞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모습은 그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가장 잘 보여줍니다. 일주일 전 하벨대통령은 프라하를 방문한 그의 오랜 친구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반체제인사와 인권활동가들을 지지하는 호소문에 서명을 한 바 있습니다.
Václav Havel with his life-long friend Karel Schwarzenberg, now Minister of Foreign Affairs of the Czech Republic
photo by Tomki Němec
바츨라프 하벨은 한국과의 인연도 깊습니다. 1992년 체코슬로바키아연방공화국 대통령 자격으로 대한민국을 처음 방문한 뒤 그 이듬해 고 김대중대통령이 프라하를 방문했습니다. 하벨대통령의 재임기간인 1995년에는 김영삼대통령이 체코를 국빈방문했습니다.
바츨라프 하벨은 북한의 실정 또한 자주 언급했었는데 북한 지도자들에 대해 “반국민과 반인권적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하벨은 또한 북한에 대해 “정치 수용소에는 정당한 법적 절차없이 전제적인 이유로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다” 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하벨의 이러한 분명한 견해로 인해 그는 과거 세계 정치 지도자들 가운데서 가장 비판적인 의견을 당당히 밝히는 비평가가 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그의 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 시민들은 의사의 자유를 박탈당한채 갇혀 있을뿐만 아니라 아사에 가까운 배급량으로 인해 비참한 상황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가벼운 경범죄로도 고문당하거나 처형된다. 또한 북한정권을 수립한 김일성이 도입한 연대처벌제도에 의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3대와 친척까지 모두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바츨라프 하벨은 그의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한국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대에 하벨의 에세이집 3편이 한국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출판된 에세이집 「인간에 대한 예의」(English selection: Living in Truth, 이상영 역, 하늘땅 1990), 2년 뒤에 출판된 에세이는 1979년에서 1982년까지 옥중에 머물면서 그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올가에게 보내는 편지」(Dopisy Olze, 김규진 역, 세계문학 1992), 그리고 「프라하의 여름」(Letni premitani, 강장석 역, 고려원 1994)이 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 출판된 하벨의 희곡은 「청중」(Audience, 신은수 역, 예니 1990)과 하벨의 마지막 희곡 「리빙」(Odchazeni, 신호 역, LG아트센타 2010)이 있습니다. 리빙은 2010년 내한한 체코 아르하 극장이 서울에서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이외 바츨라프 하벨의 철학에 대해 쓴 「실천도덕으로서의 정치」(박영신 저, 연세대학교 출판부 2000)가 있습니다.
photo by Tomki Němec